치이는 순간/연모

[연모 다시보기1] 드라마 초반이 아쉬운 이유 (개취주의)

잇팁인간 2021. 12. 25.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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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캐스팅부터 기대했던 조합인데, 난 왜 종영 일주일 전에서야 연모를 연모하게 됐을까. 한때는 이제 내가 다 커서(?) 드라마에 이전처럼 막 빠져들지는 않나보다 생각하기도 했었다. 지금 돌아보니 참 우스운 착각이다. 그냥 내 취향을 건드리는 뭔가가 있는 것 같다. 그걸 빗겨가면 그냥 지나가는 거고,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찾아보는 집념이라는 게 나도 있나보다.

17회 엔딩씬을 기준으로 그 이전 회차까지는 몰입하며 드라마를 보지 않았었다. 17회 엔딩씬 때문에 18회를 기다렸고, 또 그 다음 주를 기다렸다. 그래서 그 이전 회차들을 흘끔흘끔 보기는 했지만 그동안 놓쳤던 부분들이 많있다. 그런 장면들을 새롭게 확인할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복습을 시작했다. 그런데 성인연기자들이 등장하는 부분을 보는 순간 본방 때의 느낌이 생각났다.

본방 때도 분명히 어느 정도는 기대하며 시청을 시작했는데, 어쩐지 그 부푼 마음에 김이 빠지는 이유가 있었다. 이전 포스팅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캐스팅 기사 때부터 남장여자라는 설정이 불안했었다. 이 흥미롭고 재미있는 요소가 심심하면 한 번씩 드라마에 등장하는데, 그동안 대부분은 내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었다. 내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차마 보고 있기가 힘든 것이다.


짙은 여자 화장에 착장만 남자인 경우, 그리고 뭐.. 구체적으로 다 꼬집긴 어렵지만 여타 다른 이유들로 설득이 전혀 안되는데, 자기들끼리는 다 남자라고 믿고 있는 그런 상황들이 실소를 자아내고 몰입을 방해한다. 그렇기 때문에 남장을 하는 여배우들은 기본적으로 외모가 출중(?)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옅고 수수한 화장에도 그 미모가 빛을 발해야하니까. 남장을 하며 남자로 살아가는 역할이라면 그 얼굴에서 미인이 아니라 미소년의 얼굴을 찾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그게 안되고 여전히 예쁘게만 보이고 싶어하면서 억지스럽게 남자라고 밀어붙이면 그게 너무 불편한 것이다. 점잖게 표현해서 불편이지 사실 손발뿐 아니라 어깨 고개까지 오그라들어서 아예 외면하게 된다.

남장여자 설정의 모든 드라마는 초반에 항상 나오는 장면이 있다. 성인 연기자로 바뀌면서 끈, 붕대(?) 같은 것으로 가슴을 동여매는 장면이다. 주인공을 설명하기 위해 어쩌면 꼭 필요한 장면인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제는 너무 뻔해서 기시감까지 드는 장면이라 조금 색다른 연출이나 편집이 필요해 보인다. 그런 진부한 장면이 없어도 요즘 시청자들은 다 안다.
연모에서도 그런 장면들이 많이 아쉬웠다. 게다가 이미 어린시절의 담이가 휘로 남장을 했었기 때문에, 성인 연기자로 바뀐 이후에 왕세자의 성장을 먼저 보여줬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끈 같은거 하나 때문에 홍내관과 궁녀를 나무라는 사삭스러운(?) 여성성을 먼저 보여주는 대신, 남자인 역할을 아주 잘해내고 있는 성장한 모습, 강력해진 왕세자를 먼저 보여줬다면 어땠을까. 그럼 아마 내 눈을 확 사로 잡았을 것이다.

(사냥 성공 후 예의바르게 인사하고) 저 거만한 눈빛, 보일듯 말듯한 옅은 미소, 사이로 보이는 뿌듯뿌듯함. 아 치인다.. 이런 장면부터 좀 보여주지ㅠㅠㅠ

악역도 되게 잘 할 것 같은 재질. 그렇지만 본방 때는 이런 눈빛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다 놓쳤다.


그런데 어디서 많이 보던 그 뻔한 장면들 때문에 그 뒷이야기가 하나도 궁금해지지가 않았다. 어떻게 흘러갈지 왠지 다 알 것 같았다. 4회까지 복습을 하면서 꽤 아름답고 신선했던 장면들이 있었음에도 그 첫인상 때문에 다 놓쳤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더해졌다. 아니 4회까지 갈 것도 없이 당장 2회 말미에 사냥씬에서 조차 너무 멋진 왕세자였는데 내가 그걸 놓치고 만 것이다. 그 뻔한 장면과 사삭스럽게 비춰진 왕세자 때문에. 이건 여담이지만 반면 지운은 초반에 캐릭터를 잘 그려낸 것 같다. 그리고 후반 때보다도 초반에 싸움을 더 잘했다.

사냥씬으로 멋진 왕세자부터 딱 때려놓고, 야심한 밤 아무도 없이 혼자만의 시간일 때 여자의 모습을 잠시 스치듯 보이는.. 외롭고 쓸쓸하고 서글프고 가녀린 전하. 크.. 이랬으면 완전 과몰입각인데. 홍내관이 던져지고 궁녀를 사사로이 나무라는 장면은 왕세자의 매력을 반감시켰다. 왕세자로서의 카리스마를 어쩐지 미흡하고 잘못된 방식으로 풀었던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 그런 장면들에서의 휘는 약자에게는 약하고 강자에게는 강한 그런 왕세자가 아니었다. 그래서 그렇게 확 당겨지지 않았다.

다음 편에 계속..


((2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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