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사 사랑고백, 박은빈 수상소감 (feat. 2020 SBS연기대상)
과거의 박은빈에 허우적대고 있는 요즘, 연기하며 눈물짓거나 울컥하는 박은빈이 아닌 찐 눈물글썽 모먼트를 발견하게 되어 굉장히 신선했다. 프로 침착러인 그녀가 어떤 순간에 감정을 살짝 내비치는지 지금으로부터 딱 1년 전인 2020년 SBS연기대상의 수상소감을 곱씹어 보도록 하자. 조만간 있을 올해 2021년 KBS연기대상을 기대하며..

“감사합니다. 훌륭한 분들과 함께 후보에 올랐는데 저에게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바이올린을 사랑하는 스물아홉 살 채송아라는 인물을 만나고, 참 감사하게도 나름 열심히 보냈던 저의 20대를 되돌아보고 또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선물 받았는데요, 극중 상처받고 또 상처받을지라도 계속 사랑하고 또 사랑하면서 앞을 향해 걸어나가는 송아를 연기하면서, 제가 그동안 살면서 송아처럼 무언가를 깊이 진심으로 사랑해 본 적이 있었나 그런 생각을 하게되었습다.”
본격 사랑 고백을 시작하는 그녀.

“그래서 제가 여러번 생각하고 얻은 답은,”

“제가 다섯 살 때 일을 시작하고 부터”
여기서부터 그간의 시간들이 스치는지, 감정이 올라와서 그걸 억누르려는 듯 목소리가 살짝 떨리기 시작한다. 영상을 직접 보면 울컥한게 제대로 보이는데 비루한 움짤이라 그게 다 안 담긴다.

“되게 연기하는 것을 굉장히 많이 사랑하고 좋아하고 있었구나를 깨달았습니다.”
연기를 사랑하는 그녀. 찐사랑이다. 연기하는 게 좋다는 말을 이렇게 울컥하면서 한다. 무슨 사랑 고백하는 것처럼 감정이 폭발하니.. 이 말을 들은 연기는 차암 좋겠다.

“뭔가, 이만큼 꾸준한 마음이 드는 다른 것들은 아무리 떠올리려고 해도 떠오르지가 않더라구요.”
그렇다. 연기 만큼 꾸준히 뭔가 좋아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지고지순한 사랑이다.

“그래서 설령 지치는 순간이 있더라도 인내하면서 계속 포기하지 않고 진심을 다 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 잘했다ㅜ 잘 참았다ㅠㅠ 보람 있었다! 의미 있었어!! 근데 그거 아니? 그렇게 계속 진심을 다해서 1년 뒤에 훨씬 더 큰 사랑을 받게 된단다.

“제 삶을”

“의미있게 만들어 주는 것 같은 길을 찾아서 꿈을 품고 지내온 어린 날의 저에게 오늘 참 고맙다고, 고마웠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어린 날의 박은빈이 참 애틋한 듯, 연기의 길을 선택하고 계속 이어온 뽀시래기 박은빈도 칭찬해주고.

“극중 송아가 ‘음악을 하기로 선택했으니까, 음악이 우리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고 믿어야 하지 않을까요?’라는 대사를 했는데요,”
이제 다시 침착함을 되찾고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의 대사를 인용한다.

“저도 배우가 되기로 선택했으니까 제가 선택한 작품이, 그리고 제가 하고 있는 일이 누군가에게 위안이 되고 위로가 될 수 있길 바라면서 연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다짐이다.

“그래서 시간내서, 소중한 시간내서 봐주시는 여러분의 삶의 여백을 채울 수 있길 저도 앞으로 희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은빈이 나한테 건네는 말이라고는 이 부분 뿐인데, (‘소중한 시간내서 봐주시는 여러분’ 중에 한 명, 그거시 바로 나니까) 연기에 대한 사랑을 고백할 때와는 달리 너무 차분한 모습이라 뭔가 지는 느낌이다. 연기한테…
반면 박은빈이 스스로 얼마나 철저하게 생각에 균형이 잡혀있고 냉철하게 자기객관화를 하고 있는지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했다. 대중들에게 자신의 위치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듯 먼저 선을 긋는 느낌이다. 인기에 휩쓸리기 보다 자신이 사랑하는 연기에 집중하는 태도가 그냥 나오는 건 아닌 것 같다. 저 말 속에 다 들어있다. 새삼 그녀가 조금 무서워진다. 얼굴은 세상 뽀시래기 주제에… 무슨 생각을 어디까지 하는 걸까. 역시 디테일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연기하기 정말 늘 어렵고 낯설고 또 굉장히.. 항상 시작이 너무 두렵지만”
연기 얘기할 때 부끄러워한다. 연기한테만 왜 그러는데에. 드라마의 한 장면이 아니고, 연기하는 거 아니고 찐으로 사랑해서 부끄러워하는 표정 몰래 훔쳐본 느낌이다.

“앞으로도 지금까지처럼 한 발 한 발 잘 걸어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중간에 사랑 고백하며 울컥했던 순간도 잘 극복하고 초긍정 밝음밝음으로 마무리.
수상소감 뒷 부분은 가족과 지인 직장동료, 팬들에게 하는 인사인데 영상으로 확인하길 바란다.

“사랑하는 엄마, 아빠, 오빠” 하는 부분 표정이 세상 밝고 초초예쁘고 또랑또랑 귀여워서 만들어 본 움짤로 마무리.
출처: 2020 SBS연기대상 수상소감 풀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