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는 과학이다? 빠지게 된 계기, mbti 약자의 뜻
MBTI의 다른 이름, 공감 또는 위로
"혈액형이 뭐예요?"

이렇게 물었다가는 옛날 사람이라는 꼬리표가 붙기 십상이다. 요즘 사람들은 서로를 이해하거나 말문을 트기 위해 MBTI라는 신문물(?) 도입하여 상용하는 것 같다. 혈액형으로 성격을 논하는 것이 너무 구시대적이라는 인상을 주게 된 것도 이 신문물의 유입 때문이 아닌가 싶다.
나에게도 기회만 주어진다면, 그리고 어느 정도의 창피함을 좀 감수할 수만 있다면, 사람들의 MBTI를 물어보고 다니고 싶은 심정이다. 상대를 이해하는 꽤 좋은 수단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런데 이 신문물에 지대한 관심을 갖게 된 것도 불과 얼마 전 일이다.
이 얘기를 하기 위해서 난 지금으로 부터 시간을 조금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자초지종을 낱낱이 밝히는 것이 내 직성에는 맞는 일이겠으나 이제 막 내 의식의 흐름을 어떻게든 기록하기로 마음 먹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일을 소상히 논하기에는 나의 정신 건강과 호흡에 상당한 문제가 생길 것으로 예상되어 가능한 한 간단하게만 소개해 볼 생각이다. ('간단하게'가 잘 되길 바라본다..)

늘 익숙한 사람들과만 함께 하는 내 모습에 흠뻑 젖어 그게 전부라고 생각하고 지내던 나는, 새로운 곳에서 근무를 하면서 새로운 환경에서 내가 어떤 모습인지 새삼스럽게 자각할 수 있었다.
정말 슬프게도 지난 그 시간들이 나에게 살빠짐, 머리빠짐, 끊이질 않는 구내염을 주었고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 채 내 인간관계를 돌아보고 내 성격을 탓하게 했으며 외로운 싸움을 하는 시간이 되었다. 사회생활에 나름 자신감도 있었는데 어떤 환경에서는 나만의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게 전혀 통하지 않는 느낌이었다.
어쨌든 그러다가 우연히 mbti가 화두가 된 적이 있었는데 그 덕분에 내 성격이 16가지 중에 어느 부류에 속하는지 찾아 낼 수 있었다.
그게 시작이었다.
나는 내가 어느 부류에 속하는지 알게 되자마자 인터넷에 널려있는 관련 자료들을 찾아보면서 내 성격을 정의하는 많은 수식어들로 통쾌함을 느꼈다.
나는 왜 이럴까 나는 왜 저러질 못할까 이런 생각 끝에 자책의 길로 접어들고 있는 나였는데 MBTI를 통해 나만이 갖고 있는 고유의 특성, 혹은 문제라고 생각했던 많은 점들이 사실은 어떤 성격으로 분류할 수 있는 것들이었고, 심지어 나와 같은 성격의 사람들이 어딘가에 또 존재하고 있었다.
그건 나한테 크나큰 위로였다.
자존감이 무너진 채 내가 문제였나? 라는 생각 끝에 접한 신문물은 신(新)견해로 나를 돌아보고 내 자신을 더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었을 뿐만 아니라 나를 변호해 주는 듯 했다.
그리고 나와 같은 사람이 많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순간 외롭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이 성격을 유형별로 나눠놓은 이 도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MBTI는 과학이라고.
MBTI는 어쩌면 Must Be True Information 의 약자가 아닐까..
*MBTI의 실제 약자는 Myers-Briggs Type Indicator로, 브릭스 모녀의 이름을 딴 유형 지표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