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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 일성록까지 ‘기록의 나라’ 조선의 그 위대한 기록들 (feat. 알쓸인잡, 유퀴즈)
    치이는 순간/예능 2022. 12. 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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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한 해 한 해, 한 달 한 달, 한 주 한 주, 하루하루 시간이 잘도 간다. 어느새 내가 이 나이가 됐는지 모르는 만큼 속절없이 흘러간 시간들이 허무하다. 새 해를 앞두고 나도 이제 나의 매일에 대해 기록이라는 걸 해볼까 생각했었다. 그냥 나의 하루 나의 일상이 잊혀져 가고 지나가 버리는 게 무섭기도 하여 다이어리를 주문할까 말까 몇 달 전부터 고민하던 차였다. 어떻게 흘러갔는지도 모를 시간들이 지금도 흐르고 있는데 어쩐지 이러다가 아무 것도 남는 것이 없을 것 같은 느낌이다. 사진이야 남겠지만 그날의 생각, 기분, 감정, 아이디어 뭐 이런 것들은 모두 기억해 놓는데 한계가 있다. 돌아볼 기억이 점점 희미해지다가 없어지는 게 이렇게 공포스러울 줄이야.

    그러다 문득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인간잡학사전>이라는 프로(이하 알쓸인잡)를 보게 됐다. ‘인간’이라는 단어만 빠진 알쓸신잡 시즌1부터 정주행 시도를 하기도 했었는데 어느 순간 잊고 있었다.

    정말 각 분야의 식자들이 잡다한 이야기들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수다를 떠는데 그 안에서 자신들의 지식들을 방출하고 또 친절한 부연설명과 자료들을 편집으로 추가하여 풍성한 정보와 상식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최소한 이걸 보고 있으면 조금은 아는 게 많아지는 느낌이다. 너무 방대하고 잡다해서 기억에 별로 남는 게 없다는 게 함정이지만. 뭔가 이 프로그램은 내가 손쉽게 지식에 대한 욕구를 채우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게 만드는 것이 보고 있으면 꽤 기분이 좋다.

    ‘알쓸신잡 시즌4’라고 할 수 있는 <알쓸인잡>은 인간에 더 초점을 맞추면서 출연자들이 매회 컨셉에 맞는 인물들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 같다. 출연진은 다음과 같다.

    출처: 네이버

    진행은 영화감독 장항준, 방탄소년단 RM이 맡았으며, 작가 김영하, 물리학자 김상욱, 법의학자 이호, 천문학자 심채경 님이 출연한다.

    1회에사는 출연진들이 돌아가며 자신이 준비해 온 인물을 소개하다가 삼천포로 빠지기도 하고 아주 그냥 자기들끼리 신나서 수다삼매경인데 보는 사람들도 이야기에 쏙 빠진다. 그러다가 조선왕조실록에 관한 흥미로운 내용을 듣게 됐다.

    김영하 작가님은 조선왕조실록을 자주 언급하는데

    이를 눈여겨 본 알엠.

    알엠이 조선왕조실록을 즐겨보는지 김영하 작가에게 묻자,

    이 시대의 지식인 분들은 다 보나보다..

    아.. 정말 그런거였어? 나만 안 보고 있었던 거였어...?

    그렇다. 조선왕조실록은 만화로 보는 게 아니었다. 원문을 인터넷으로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것이었다.

    본격 “조선왕조실록 사용 설명서”를 읊어주신다.

    아주 간단하다. 구글에 조선왕조실록이라고 치면 홈페이지가 나오고, 키워드로 관심있는 분야를 검색하면 그 단어가 걸리는 한글로 번역된 조선왕조실록의 일부분이 나온다. 나도 직접 해보았다. 그래서 안다.

    ((조선왕조실록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s://sillok.history.go.kr/

     

    https://sillok.history.go.kr/

    sillok.history.go.kr

     

    장항준 감독님의 리액션 넘 귀엽당ㅋㅋㅋㅋ 장항준 감독님은 아마도 영화 소재 찾으러 당장 열람해 보실 것 같다. 다음 영화는 사극이 될까

    이호 교수님도 흥미를 보이신다. 법의학 관련 키워드는 모조리 다 찾아볼 기세시다.


    김상욱 교수님 마저 조선왕조실록 덕후셨던 것 같다. 다른 분들의 말씀을 가만히 듣고 있더니 알쓸인잡 1회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내용을 소개해주신다. 조선왕조실록은 그 기록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상세한 기록물이었다. 그 예를 한 가지 들어 설명해주는데,

    조선왕조실록에는 월식이었던 날까지 모두 기록되어 있다.

    신윤복이 살아생전 볼 수 있었던 월식의 기록을 추려낼 수 있다고 한다.

    조선왕조실록에는 기상 상태까지 기록 되어있어 당시 월식을 눈으로 볼 수 있었던 날까지 골라낼 수 있었고

    그렇게 추리면 딱 하루가 나온다는 것이다.

    월하정인의 달의 모양을 보고

    대략적인 시간까지 유추할 수 있다고 한다. (정말 집요하다..)

    출처: 알쓸인잡 방송화면

    정말 엄청난 기록이 아닌가. 그 시대에 어떻게 그런 날씨나 천체 현상까지 기록할 생각을 했을까. 알쓸인잡 1회에서 조선왕조실록에 관해 언급한 것은 여기까지이다. 그런데 문득 조선왕조실록이 더더더 궁금해졌다. 그래서 더 알아보기로 마음 먹었다. 물론 책은 아니고.. 누구보다 가까이 있고 생동감과 재미까지 보장하는 훌륭한 유선생을 통해서ㅋ_ㅋ 유투브에 조선왕조실록에 관한 영상들을 보았다. 그러다 유퀴즈를 통해 승정원일기라는 또다른 기록물에 대해 알게 되었다. 우선 출연자는 한국고전번역원에 근무하는 정영미 실장님이었다. (유퀴즈 151화 참조)

    한국고전번역원이란 말그대로 한국 고전을 수집하고 정리해서 한글로 번역하는 일에 더해

    우리가 구글링으로 어디서나 볼 수 있게 전산화하는 작업을 한다고 한다.

    조선을 ‘기록의 나라’라고 표현한다.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라는 것이 있는데, 실장님은 그 두 기록의 차이를 설명해 주신다.

    먼저 조선왕조실록은 왕이 죽은 후에 왕과 관련된 자료들을 다시 편집해서 편찬한 책으로 편집자의 시각에 의해 왕의 업적이나 사건들이 기록되었다.

    승정원은 지금으로 말하자면 대통령 비서실인데, 왕이 보고받는 문건이나 신하들의 상소, 왕의 명령, 왕이 참석한 행사 등을 매일 기록한 자료로, 왕의 공식 업무 일지라고 한다.

    정리하자면, 조선왕조실록은 왕이 죽은 후에 편집한 기록이라면, 승정원일기는 왕의 매일의 일과를 기록해 둔 것이라고 한다. 아마 승정원일기를 바탕으로 당대 왕이 죽은 후에 조선왕조실록이 기록되었을 것이다.

    편집된 조선왕조실록과 매일 왕의 일과를 기록한 승정원일기는 당연히 분량에서도 차이가 나는데 물리적으로는 5배 정도 차이가 난다.

    승정원일기는 화재로 인해 500년 역사 중 인조주터 순종까지 288년의 기록만 남아있다.

    조선왕조실록이 정말 대단한 것은 오직 후손들을 위한 기록이라는 것이다. 당대의 왕은 물론이고 승하한 이후라도 그 아들 조차 실록을 볼 수 없었다고 한다. 이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소개한 것은 국가기록원에서 조선왕조실록을 보전 관리하믄 최현욱 학예연구사였다. (유퀴즈 94화 참조)

    객관성을 위해 기록도 왕이 죽은 후에 하고 당대왕이 죽은 후라도 사관들이 살아있다면 볼 수 없었던 것 같다. 때문에 순전히 후손들을 위한 기록인 것이다.

    태종의 실록을 보고싶었던 세종이 이를 요구했으나 신하들은 실록을 썼던 사관들이 아직 살아있어 실록을 본다면 마음이 편치 못할 것이며, 실록을 보는 것이 선례가 되러 후대 왕들도 모두 보게 될 수도 있다고 만류했다.

    사관들이 실록을 편찬할 때 어떤 자료와 문서들을 포함시킬지 개인적인 관점이 어쩔 수 없이 조금은 영향을 미쳤겠지만 외부로부터는 최대한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한 대목이 엿보인다.

    기록의 나라 조선은 왕의 개인일기인 ‘일성록’도 존재한다.

    정조는 세손시절 하루를 반성한다는 의미에서 일기를 썼고

    그걸 공식화해서 체계적으로 기록한 것이

    일성록이다.

    일기부심 있었던 정조의 글을 보니 나도 새해부터 일기를 쓰고 싶다. 하지만 잘 안될 거라는 것도 몇 번의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허허

    정조가 왕이 된 뒤에는 규장각을 만들어 규장각 신하들이 일기를 대신 쓰며 공식문서가 된다.

    정조 이후의 왕들도 모두 일성록이 있다.

    그렇다면 승정원일기의 번역은 어느 정도나 됐을까?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드는 번역 작업이지만 세세한 기록들 덕분에 다른 연구분야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다시 조선왕조실록으로 돌아와서, 조상들이 이 기록을 후대에까지 보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도 아주 흥미로웠다.

    이 영상은 얼마 전 카카오톡 화재로 인해 카톡에 대한 대한민국의 의존도가 얼마나 높았는지 알게 되면서 조상들의 백업시스템을 소개했다.

    사본을 만들어 두고

    그 사본들을 여러 지역에 흩어놨다.

    그럼에도 방심하지 않고 사고가 민간인들이 모여살고 있는 동네 한가운데 있어 화재와 전쟁에 대비해 실록의 보관 위치를 옮길 것을 제안하기도 한다.

    다행히 네 곳의 사고 중에 한 곳이 살아 남았고 숨겨진 위인들이 실록을 옮겨준 덕분에 조선왕조실록은 소실되지 않고 나을 수 있었다.

    전쟁 후에 사고는 산 속 깊은 곳에 짓는다.

    확실하게 보안을 업그레이드했다.

    위기도 있었지만 그래도 살아남은 조선왕조실록.

    지금은 인터넷에 백업을 해둔 상태.

    정말 알고 싶다. 기록에 왜 이렇게 진심이었을까?

    그렇다고 한다. (출처: https://youtu.be/ybOb9E5M3aU)

    더 자세한 내용은 위 캡쳐의 출처의 영상에서 확인해 보길 바란다.
    ((영상 보기))


    ((유퀴즈 151화 짤 다시보기))

    출처: https://youtu.be/npSAWSK6VdQ

    ((유퀴즈 94화 짤 다시보기))

    출처: https://youtu.be/Qmhy8zLjD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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