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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물다섯 스물하나 1화> 으른미 남주혁과 단순무식명랑 김태리
    치이는 순간/스물다섯 스물하나 2022. 3. 19.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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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8년도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라는 드라마에 대한 나의 첫인상이다. 당연히 '응답하라' 시리즈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추억을 소환하고, 남편찾기 혹은 아빠찾기와 같은 컨셉의 요소도 은근슬쩍 껴놓은 게 역시 ‘응답하라’를 빼다 박은 듯했다. 그래서 ‘응답하라’ 아류작 정도가 아닐까 우려가 됐다. 노래 제목으로 익숙한 드라마 타이틀까지. 솔직히 신선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것만 같았다.
    게다가 공교롭게도 첫화를 놓치고 2화부터 드라마를 보게 되어 희도와 이진의 첫만남 서사와 이야기를 모르는 상태에서 다음 화에서 그들의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하기란 어려웠다.

    그 상태에서 이렇게 드라마에 자막을 넣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 의도한 게 뭔지는 잘은 모르겠지만, 이 장면으로 실망감은 한 번 더 커졌다. 십여년 전에 이미 엄청나게 파격적인 인상과 센세이션을 남기고 그 이후로 (내가 알기로는) 전무후무했던 장면을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다.

    2010년 SBS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한 장면이다. 내 기억으로는 당시 신선하다는 호평이 많았고, 남자주인공인 ‘주원’의 감정을 독특하고 세련되게 표현한 느낌이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 저 장면을 떠올리게 된 것은 애석하게도, 정말 좋은 건 이것저것 몽땅 다 섞어놓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정말이지 ‘뭘 좋아할지 몰라서 이것저것 다 준비해 봤다.’고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럼에도 드라마 색감과 배우들의 비주얼이 예뻐서 드라마를 아예 놓을 수는 없었고, 6화까지 보고난 후에서야 1화부터 다시 찾아보게 되었다. 그런데 의외로 1화에서 꿀잼 모먼트가 있어서 내가 생각한 명장면을 모아모아 보았다.


    1#. 반전의 학생들

    '나쁜 짓 중에도 착한 짓이 있다. 동급생을 폭행할 수 밖에 없었던 대의와 명분. 나는 오늘 정의를 실현하는 동시에 내 목표인 강제전학을 달성한다. 고유림, 너의 세계로 가는 첫번째 발걸음이야.'
    쓸데없이 비장하다.

    "아!"
    "지금 나 쳤냐?"

    "뭐? 야!"
    "왜에!!!"
    "허, 아나, 너 펜싱부 아니야?"
    "근데?"
    "운동 선수는 몸이 생명인거 몰라아악?!!"
    여기서부터 따수워버린다.

    "조심 좀 해애. 다치지 않게 앞을 똑바로 보고 다니라고오"
    너무 진지하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툭 치며) "어깨 괜찮아?"
    걱정까지 해주는 따수함ㅜㅋㅋㅋㅋㅋ
    "어.."
    "조심해. 올림픽도 나가고, 어? 메달도 따고 그래야 될거 아니야"
    마지막까지 격려도 잊지 않는다.


    2#. 으른미 넘치는 백이진

    "버스 끊기기 전에 빨리 들어가라"
    "야! 너 미친거야? 이게 무슨 난린데?"
    "넌 이게 지금 무슨 난린데? 집에서 풀하우스나 볼 것이지 어울리지도 않는 날라리 흉내 왜 내는데"
    "내가 시시하게 날라리 흉내나 내자고 그러는 거 같애? 이건 내 인생에 중요한 계획의 일부라고"
    "무슨 계획? 고딩이 겁도 없이 나이트와서 부킹하고 술마시는 게 무슨 계획이냐고. 너 경찰서 가고 싶어?"
    "어! 가고 싶어! 그게 내 계획이었어. 가서 미성년자가 나이트 간 거 걸렸어야 됐고, 학교에 연락이 갔어야 됐고, 학교에서 날 강제전학 보냈어야 됐다고."
    "너 지금 강제전학 가고 싶어서 이런 계획을 세웠다는 거야?"
    "왜? 그럼 안돼?"

    "너 왜 법이 미성년자를 보하하는 줄 알어? 상상력이 부족하기 때문이야. 너 여기서 무슨 일에 휘말리는 상상했어? 실제로 일어날 일이 니 상상의 범주 안에나 있을 거 같애? 전혀 아니야. 이런 데 오면, 니 인생에 없어도 되는 일, 없어야 되는 일, 없는 게 훨씬 나은 일들이 생겨. 나쁜 일을 저지를 때, 성인의 상상력과 미성년자의 상상력이 천지 차이라서."

    "그럼 내가 어떻게 했어야 되는데, 하루 아침에 꿈을 뺏겼어. 펜싱부는 없어지고, 나는 펜싱이 계속 하고 싶어서 미치겠고. 엄마는 펜싱 그만두고 공부나 하라고 하고. 코치쌤이 그러더라 내 꿈을 뺏은 건 자기가 아니라 시대래."

    "대체 시대가 뭔데 내 꿈을 뺏을 수 있냔 말이야."
    "시대는 충분히 니 꿈 뺏을 수 있어. 꿈 뿐만 아니라 돈도 뺏을 수 있고, 가족도 뺏을 수 있어. 그 세 개를 한꺼번에 다 빼앗기도 하고. 오늘 니 계획이 망한 건 내가 망쳐서가 아니야. 틀린 계획이었기 때문에 망한거야."

    "다시 세워 계획."
    "재수없어"
    "너 나한테 받을 거 있지?"

    "배상은 이걸로 끝내는 거다."

    "꿈을 지키려는 거, 계획은 틀렸어도 니 의지는 옳아. 난 맨날 잃은 것에 대해서만 생각해. 근데 넌 얻을 것에 대해 생각하더라. 나도 이제 그렇게 해보고 싶어."
    으른미 뿜뿜하며 훈계했으면서도 이진이 희도에게서 본 것이다. 이때부터 시작이었을 것 같다. 자신과는 너무도 다른 희도의 매력을 알아버린 것이.
    "근데 진짜 집이 망했어?"
    "어. 쎄게 망했어."

    "에이, 젊을 때 망해보고 그러는거지 뭐. 허허 육십 다 돼서 망하는 거 보다 낫잖아. 하하"
    "그게 우리 아빠야"
    "아니 내 말은.."

    "그래서 나는 부모님한테 도움을 요청할 수 없게 됐거든. 근데 넌 도와줄 사람들이 있을거라고 생각해. 도움 청할 때가 있다는 건 니 나이만 가진 특혜니까 누려. 놓치면 아깝잖아."
    "..그러게"
    희도는 매사에 이렇다. 투명하고 단순하다. 그래서 뭐든 인정할 건 인정하고 옳은 건 빨리 받아들인다. 그 점이 참 예쁘다.


    3#. 자격지심을 간단하게 치유해줘버리는 희도

    "풀하우스에서 누굴 제일 좋아해?"
    "라이더. 남자주인공”

    “역시 사람들은 부자를 좋아하는구나”
    “잘 생겨서 좋아하는건데”
    의외의 대답에 흔들리는 눈. 이진아 넌 잘 생겼어 안심해.


    4#. 이름 물어보는 게 이렇게 설렐 일인가

    "그럼 난 잘생긴 라이더 보러 가야되겠다. 갈게."
    "잠깐만"

    "이름이 뭐야?"
    "...."
    "대여 기록 남겨야 돼서"

    "희도. 나, 희, 도"

    "넌 이름이 뭔데? 그냥 묻는거야. 통성명이 예의니까"
    "백이진"

    "신문사절은 취소야 백이진"


    5#. 외않되?

    "좀 늦으셨네 어?"
    "안녕히 계세요."

    "뭐야 왜 저래? 이 뭐야 이게.. 야 나희도!"

    "야 이거 뭐야 이거?"
    "ㅠㅠㅠ"
    "야 왜 울어? 응? 왜 울어?"

    내가 널 좋아하면 외않되?


    웃음포인트가 딱 좋다. 연출이랑 대사도 전반적으로 다 좋다. 작감이 자극이나 오글거림 없이도 줄 수 있는 설렘 포인트를 너무 잘 아는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면 내 첫인상만으로 이 드라마에 대해 성급하게 판단하다가 제대로 반전의 재미와 설렘에 뒤통수를 맞았다.
    *모든 짤과 움짤의 출처는 짤에 표기된 방송화면이다.

    ((고유림 덕후 나희도 보러가기))

     

    <스물다섯 스물하나> 2화 명장면 (ft.슬기로운 덕후생활)

    때 아닌 박은빈 휀질(이라고 해봤자 출연 드라마를 감상하고 인스타를 구경 정도.. 지만)에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보면서 더쿠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나희도한테 완전 감정이입을 하고 말았다. 2

    istpmoment.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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