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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물다섯 스물하나 3화> 엔프피(ENFP) 재질 문지웅의 플러팅 & 희도의 꿈과 탈덕
    치이는 순간/스물다섯 스물하나 2022. 3. 29.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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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진짜 중요한 건 교과서에 없어

    "종쳤는데 서 있는 놈들 뭐야! 얼른 안 앉어!? 내년이면은 고3인 놈들이 말이야, 아직도 뭐가 뭔지 현실 파악 못하지? 어? 야 책 펴. 75쪽."
    최소 현실(?) 고증 드라마다. 솔직히 저 당시 고등학생은 아니었지만 ㅋㅋㅋ 정말 나의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리얼함이 있었다. 선생님 멘트도 멘트지만 심지어 외모도.. 학교에는 꼭 저런 분이 한 분 이상은 계셨다. 학생들의 뒤늦었지만 일사분란한 움직임, 교과서도 없고 수업에 대한 의욕도 없는 운동부. 너무나 나 학교 다닐 적 현실 교실을 옮겨놓은 듯하다. 희도는 그제서야 책상 서랍에 교과서 있나없나 확인하고 그냥 엎드리는 게 너무 찐 운동부다.

    "교과서 없는 놈들은 뭐야? 고유림, 아무리 펜싱부라도 수업들어올 때는 학생으로서 본분은 지켜야 할 거 아니야! 너 칼 없이 경기 나가?"
    "죄송합니다."
    화면에 잡히는 학생들 하나하나 다 리얼하다. 그나마 고유림은 교과서 없기는 마찬가지고 수업 들을 준비도 안되어 있지만 오랜만의 수업에 어색해보이기는 하나 의욕이 아예 없어보이지는 않는다 ㅋㅋㅋㅋ

    "펜싱부라고 예외없어. 복도 나가서 무릎꿇고 손들고 있어."
    아 선생님ㅋㅋㅋㅋㅋ 아무래도 진짜 어디서 근무하고 계신 선생님 모시고 온 것 같다. 말하면서 하는 동작이 다 너무 그냥 선생님이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 교과서 없는 놈 있어?"
    희도 자진해서 나가는데 지웅이 한 발 빨랐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희도 멍한 거 뻘하게 웃기다ㅋㅌㅋㅋㅋㅋㅋ 내 머리에 나올 수 있는 거라고는 보통 남자가 관심이 있으면 좋아하는 사람 대신해서 벌 받는 것 뿐인데... 작가슨상님은 한 수 위시다. 같이 나가서 벌 받을 생각을 하다니.. 이 장면에서 웃음도 터지고 경탄을 금치 못했다.

    문지웅은 엔프피(enfp) 재질이다. 그의 플러팅 1단계.
    "나 기억하지?"
    "어"
    "내 이름도 기억해?"
    "뭐였지, 7반 이쁜이 밖에 기억 안나."
    "문지웅"
    "(끄덕끄덕 되내이며) 문지웅"
    "어, 유림아 왜?"
    그래놓고는 장꾸 웃음.

    엔프피(enfp) 플러팅 2단계.
    "금메달 따면 무슨 기분이야?"
    "같이 무릎 꿇고 손들고 앉아 있으면서 무슨 그런 질문을 해"
    "그럼 내 기분도 물어줘. 금메달리스트랑 같이 무릎 꿇고 손들고 앉아 있는 기분."
    "(어이없으면서도 기분 좋아서 물어봄) 무슨 기분인데?"
    "째져"
    웃기기 성공.

    엔프피(enfp) 플러팅 3단계.
    (유림이 발목 만지면)
    "왜 불편해?"
    "아 나 아직 발목 부상이 살짝 있어가지고"

    그 말에 바로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일어서서 교실 창문을 연다. 아주 호기롭다.
    "선생님, 올림픽 펜싱 금메달리스트 고유림 선수가 발목 부상 때문에 꿇어앉는 자세는 조금의 무리가 간다는데요,"

    "선생님의 너그러운 마음으로 서서 손들고 있으면 안됩니까? (손하트)"
    유림이 말리자
    "괜찮아 괜찮아 내가 알아서 할게"
    세상 남자다. 세상 든든 ㅋㅋㅋㅋㅋㅋㅋㅋ 쪼매난 게 상남자처럼 대처한다.

    "아주 그냥 편하게 하세요. 예?"
    아주 천연덕스럽게 눈인사로 마무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이없지만 대단하다.

    엔프피(enfp) 플러팅의 결정타
    "근데 넌 왜 교과서가 없어?"
    "진짜 중요한 건 교과서에 없어. 복도에 있지."
    멘트가 다 주옥같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

    #2. 너무 미안해서 다시는 니 얼굴 못 볼 것 같았어. 그게.. 너무 무서웠어.

    이진의 아버지가 찾아왔는데, 희도는 빚쟁이라고 생각하고 이진에게 숨으라고 한다. 아버지였다는 걸 알고 이진은 황급히 뛰어가는데, 그 모습을 보고 희도도 길거리를 헤매고 다니며 이진의 아버지를 찾는다. 아버지를 겨우 만나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이진은 그런 희도를 발견한다.

    전력 질주.

    실내화 찢어짐.

    희도 저 덜렁거리는 다리ㅠㅠㅠ 모든 연출이 다 설레고 좋다.

    가방에서 팔 빼는 거 ㅋㅋㅋㅋㅋㅋ 폭풍 잔소리를 하고 싶은데 지친 기색으로 물 마시는 타이밍이라 차마 뭐라 못하는 이진이.

    "여기가 어디라고 여기까지 와서 사람을 찾아. 우리 아빠가 이 동네를 배회하고 있을리 없잖아."
    "찾지 않으면 찾을 수 없잖아."
    아무 생각없이 막무가내 같으면서도 또 저렇게 반박불가의 말을 하니, 말문이 막힌다.
    "어디서 찾았어?"
    "터미널"
    "넌 되게.. 똑똑하구나. 공부 잘했다더니 정말이야."
    "그래.. 넌 참 예상대로 무식하다."

    "나 때문에 아빠랑 못 만났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미안해서 다시는 니 얼굴 못 볼 것 같았어. 그게 너무 무서웠어."
    살짝 감동한 것 같은 이진이.
    "그럼 풀하우스 빌리러도 못 갈 거구."
    감동했다가 저 멘트에 실소가 나오고야 만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작가 슨상님이 진짜 사람을 들었다 놨다 존경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 다른 대여점 찾아야 하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고딩다운 멘트다ㅠㅠ 강약 조절 진짜 잘하시는 작가슨상님

    이진은 뜯어져 버린 슬리퍼를 보는데,
    솔직히 나도 업히라는 건 줄 알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희도ㅠㅋㅋㅋㅋㅋㅋㅋ 안들켜서 다행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흔하고 식상한 레파토리를 이렇게 신선하고 귀엽게 만들어줬다. 왼발 오른발로 투닥투닥 하는 것까지 완벽하게 웃겼다.

    3#. 꿈은 누구나 꿀 수 있죠

    "너 목표가 뭔데?"
    "일등 하고 싶습니다."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는 얘기가?"
    "네!"
    "하하 야 봐라 요, 꿈꿀 줄 아네."
    "꿈은 누구나 꿀 수 있죠."
    "아니, 꿈 꿀줄 모르는 아들이 태반이다. 근데 닌 꿀 줄 안다고."

    이건 뽀나스. 꿈꿀 줄 아는 나희도, 특훈을 하면서 힘들게 떠온 약숫물. 코치님이 마시고 바가지에 남은 걸 자연스럽게 버리는데
    "아이고 아까워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 입덕의 과정

    한 순간에 뿅 가고,

    몰래 계속 지켜보며 행복해 하고,

    뭔가 주고 싶어서 나를 희생해 가며 주고도 기뻐 날뛴다. 나의 존재를 몰라도 그저 받고 좋아하는 모습에 내가 더 기쁘다.


    5#. 탈덕

    선배에게 부당하게 당하는 거 같아서 도와줬는데.

    그러다 선배한테 맞을 뻔한거 유림이가 사과하며 막아줌. 지켜보는 희도는 답답해서 너가 왜 사과하는데 하며.. 뭐 대충 그런 전개. 근데 솔직히 이때 희도 안 맞게 유림이 막아서준 거 너무 멋지긴 했다. 나같으면 이러면 더 좋아질 거 같은데... 유림이가 나를 위해...? 흐규귝

    그런데 이미 여러번 유림이의 쿡쿡 찌르는 말에 상처를 받아왔던 희도. 여기서 터지고야 만다. 자꾸 실력이 우위에 있다는 걸로 희도를 무시하고 경계를 나누는 것처럼 말하는 유림.
    "야 노력에도 급이 있는 것 같다. 버티는 건 다 똑같은데. 내가 있잖아, 너 진짜, 좋아하고 동경했거든? 딱 그만큼 이제 미워할 수 있을 것 같아."

    희도는 그냥 위로받고 싶었는데, 이성적인 이진은 무작정 '고유림이 잘못했네'라고 말해주지 못한다.
    "내가 펜싱을 왜 못하는지 지금 깨달았어. 펜싱에서 제일 중요한 게 상대방과 거리조절이거든? 지금 내가 그걸 못하네. 너무 많이 기대했다. 고유림한테든, 너한테든."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건, 어쩌면 내가 바라는 어떤 모습이 상대에게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멀리서 지켜볼 때는 내가 나름대로 상상하는 그런 모습이 충족될 수도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가까이 보게 되면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라 실망할 때가 있다. 물론 그 모습마저 감싸안는 게 찐사랑이겠지만. 누군가의 팬이 된다는 건, 코시국에 우리가 마스크 쓴 어떤 사람의 모습을 보고 누군가 예쁘고 잘생겼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거랑 비슷하지 않을까? 그래서 그 모습을 좋아하게 되었는데, 그래서 마스크 벗은 모습도 너무 보고 싶은 그런 마음도 생긴다. 그런데 막상 마스크 벗은 모습을 보면 내가 그 사람의 가려진 부분을 상상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흔히 내가 상상하던 것과는 달라서 오히려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조금은 실망스러운(?) 경험을 누구라도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이런 경험을 봤을 때 인간은 상상하는 동물인 것 같다. 바라고 희망하고 기대하는 그런 습성이 있다.
    희도와 유림의 상황에 딱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그런 생각이 들었다. 희도도 유림의 실력과 외모를 보고 입덕했지만, 사실 가까이서 지내보고서야 저렇게 아픈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할 줄도 안다는 것을 알고 상처를 받는다. 팬과 안티는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하지 않는가. 누군가 알아간다는 것은 이런 양면이 있는 것 같다. 사람은 누구나 좋은 점과 안좋은 점이 있기 때문이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난 마스크에 가려 잘 보이지 않은 곳도 아름답게 가꾸되 완벽하지 않아도 진정한 나를 내보일 줄 아는 용기와, 상대방의 마스크 벗은 모습이 내가 상상하고 기대했던 것과는 조금 다르더라도 포용하고 사랑할 줄 아는 마음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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