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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STP의 연락 문제에 대한 사소한 고찰
    MBTI과몰입 순간/잇팁의 이해 2022. 1. 25.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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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히 내 카톡창을 보다가 너무도 단조로운 모습이 스스로도 웃겨서 나도 모르게 캡쳐를 하고 있었다. 우선 내 카톡창을 공개하기 전에 간단하게 이 글을 어떻게 받아들이는 게 좋을지 부연 설명을 하려한다. 이 포스팅이 얼마나 잇팁들의 공감을 살 수 있을지 솔직히 확신이 없어서 일반화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잇팁의 한 사람으로 흔하게 묘사되는 잇팁의 단면적인 특징 이면에 어떤 생각과 마음 때문에 연락 문제에서 흔히 말하는 ‘그런 양상들’이 나타나는지 사소하지만 나름의 고찰에서 나오는 설명을 해보고자 한다. 그러니 잇팁 중에는 이런 잇팁도 있구나 정도로 받아들이면 좋겠다. 또 잇팁의 특성들이 연락문제에서 어떻게 나타날 수 있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본다.

    MBTI를 다루는 많은 컨텐츠들에서는 흔히 잇팁을 연락하는 것을 귀찮아하고 읽씹이나 안읽씹의 대명사 정도로 묘사한다. 그렇지만 그건 잇팁의 단면만을 보는 것이다. 잇팁은 극강의 효율충으로 묘사하는 것에는 이견이 없기 때문에 연락문제와 관련해서도 효율을 따지는 잇팁들의 특징을 감안하며 그 연장선상에 놓고 그들을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읽씹이나 안읽씹을 잘 하는 편인지 아닌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위선을 싫어하기 때문에 심지어 카톡 미리 보기도 안해 놓는다. 어이없을 수도 있겠지만 이건 진심이다ㅋㅋㅋ 내용만 확인하고 입맛대로 골라 답장하는 게 어쩐지 비겁하고 싫다. 내가 당하기 싫은 건 남한테도 안하고 싶다. 어떤 이유로든 답장을 못한다면 내용도 보지 않겠다는 의지이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싶고 사실 모두를 똑같이 대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내가 당해봐도 몇 시간 이상 1이 사라지지 않는 경우 이건 그냥 답장을 의도적으로 안하고 있는 거라고 이해할 수 밖에 없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툭 까놓고 현대인들이 몇 시간씩 폰을 확인하지 않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간혹 그런 일이 생기더라도 내 상식선에서는 답장을 할 때 그 이유에 대해서 먼저 설명해주는 게 예의이다. 그리고 난 항상 그렇게 하는 편이다. 그러나 상대방이 몇 시간만에 연락이 온다고 해서 사실 그렇게 불쾌하거나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그냥 우선순위에서 밀렸다는 생각으로 정리가 되고 때로는 나도 그럴 수 있기 때문이다. 멀티가 안되는 잇팁은 답장도 때로는 부담으로 다가온다. 그렇다면 난 언제 읽씹을 하게 되는 걸까? 부담을 느끼기는 하지만 카톡을 일단 용기있게 확인은 했는데 딱히 어떤 말을 할지 모를 때이다… 이건 진심이다. 겨우 찾아낸 말로 답장을 보낼 수 있으면 정말 다행인데, ‘아..뭐라고 보내지?’ 고민하다가 의식의 흐름대로 다른 일을 하면서 답장을 해야한다는 사실을 잊는 것이다. 나중에 생각이 나면 ‘아 아까 확인하고 답장해야지 하면서 잊어버렸네/딴 일 하느라 깜빡했네 미안해’라는 식으로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다. 굳이 ‘답장할 말이 생각 안났어’라고 말하지는 않지만. 그러니까 읽씹을 하는 경우는 리액션을 고민할 만큼 곤란하거나, 그다지 핫한 연락이 아닌 경우이다. 여기서 핫하다는 것은 나의 관심사나 흥미를 붙들어두지 못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나 오늘 ~해서 힘들다’ 라고 문자를 잇팁들에게 보내는 건 너무 고문이다. 심지어는 이유도 다 말해서 ‘왜’냐고 물어보지도 못한다. 저럴 땐 뭐라고 답장하는 게 도대체 정답인가? 내 사고 회로는 정말 딱히 할말이 생각 안난다. 물론 공감과 위로와 격려를 해주는 게 정답이겠지만, 잇팁인 나는 그게 자연스럽게 잘되는 편은 아니다. 말을 고르고 고민하느라 많은 에너지가 낭비되기 때문에 굉장히 소모적으로 느껴진다. 잇팁에게는 감정적인 지지를 기대하지 않는 편이 서로의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다. 그렇지만 사실 이건 내가 발전해야할 부분이라는 것은 인정한다. 그 어느 때보다도 누구에게나 위로가 필요한 시대니까. 하지만 내 생각에는 ‘깊은 공감없는 표면적인 위로가 정말 위로가 될까?’ 하는 의문이 든다. 내가 줄 수 있는 건 그런 말일 뿐일텐데? 게다가 나한테는 별로 힘든 상황이 아닌데 상대방은 힘들어한다면 일단 이해가 안되고 공감이 안되니 위로도 솔직히 뭐라 말해주기가 힘들다. 그냥 빨리 해결하라고 하고 싶은데 그게 또 해결책만 찾아주려고 그러면 안된다, 는 것을 학습해왔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난 언제 안읽씹을 할까? 사실 이건 약간의 의도성도 있다. 내가 정말 답장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상대방이 알아주길 원하는 경우가 있다. 또 내가 그다지 확인하고 싶지 않다는 것을 상대방에게 직접적으로 내비치고 싶을 때도 안읽씹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아니면 정말 확인을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문자 온 건 알지만 답장할 상황이 아닐 때가 있다. 그렇지만 그게 한 두 시간이라면 모를까 서너 시간 이상이 되면 의도적인 거라고 봐야한다.

    중간 정리를 하자면 나의 경우는 목적이 없는 연락을 못 견뎌하는 편이다. 솔직히 말해 목적이 없어도 연락 상황에서 웃기고 재밌으면 된다. 그런데 딱히 내가 어떻게 리액션을 해야할지 모를 경우, 뻔한 것을 물어볼 경우, 그냥 답장을 안하고 싶게 카톡이 오는 경우가 있다.

    사실 잇팁은 연락도 효율적으로 하고 싶은 것이다. 급하고 중요하지만 간단한 용건은 전화가 편할 때도 있다. 단 몇 초라도 아낄 수 있다면. 그리고 전화로 딱 할 말만 하고 끊는 게 당연한 사이라면. 그러나 여러 불필요한 인사치레와 마무리가 필요한 사이라면 손가락을 더 쓰더라도 문자가 낫다. 그래서 잇팁은 전화를 극혐한다든지 문자로만 연락을 해야한다든지 이런 극단적인 해석에도 그다지 동의하지는 않는다. 상황에 따라 더 효율적인 것을 선호할 뿐.

    예전에 만났던 사람이 아침마다 밥은 잘 먹었는지 출근은 했는지 정말 성실하게도 매일 똑같이 물어본 적이 있다. 연애 초반이었는데도 단 며칠 만에 그 문자가 정말 짜증이 났다. 심지어 퇴근시간 맞춰서 “퇴근시간이네” 라며 너무 당연란 말을 해오는 것도 너무 짜증이 났다. 연락을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정말 그 문자가 나를 숨막히게 했다. 그런 문자를 받을 때마다 매번 똑같은 말인데 난 뭐라고 답해야할지 바보같이 고민하는 것도 너무 시간이 아깝고 내 소중한 자유 시간이 빼앗기는 것 같아서 화가 날 지경이었다. 솔직히 내가 할 수 있는 답장이라고는 “응”, “아니” 밖에 없었다. 그럼 “응 넌 먹었어? / 응 너도 출근 했어? / 응 너도 퇴근했어?” 역질문을 하면 되지 않느냐 하는 사람들에게 나도 할 말은 있다. 난 아무리 사귀는 사이라 하더라도 그런 게 정말 궁금하지가 않다. 때되면 먹는 게 밥이고 때 되면 출근하고 퇴근하는 게 당연한 건데 그게 왜 궁금한지 정말 이해가 안간다. 차라리 “뭐해?” “~한다더니 ~했어?” 이런 오픈형 질문들이 훨씬 답장을 보내고자하는 의욕이 들게 만든다.

    연락도 답장을 다시 줘야한다는 압박을 느낄 때가 있기 때문에 여기서부터 조금 벗어나서 나의 소중한 자유 시간을 좀 더 누리고 싶은 마음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영양가 없고 재미까지 없는 연락은 시간이 너무 아깝다. 잇팁은 그럼 사회생활은 어떻게 하냐 하는 의문이 생길 것이다. 거기에 대한 답이 바로 내가 캡쳐한 카톡의 채팅창에 있다.

    어느날 발견한 나의 채팅창

    이것이 잇팁의 사회생활이다. 딱히 할말이 없을 때 적당히 웃고 끝내는 게 좋다. 그래서 정말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은 이제 내가 말없이 ‘ㅋㅋㅋㅋㅋㅋ’ 거리면 내가 귀찮아 한다는 걸 어느 정도 아는 것 같다. 그 뒤로 대화를 굳이 더 이어나가지 않는다. 그런 그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조금 에너지가 남아 있을 때는 내가 대화를 덧붙이기도 하지만 흔한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정말 뭔가 물어본다거나 명확한 목적이 있는 연락은 괜찮다. 잇팁은 그걸 해결하기 위해 또 누구보다 도움을 주고자 성심성의껏 답을 해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게 관심사가 아니거나 정말 모를 경우는 아닐 수도 있다. 어쨌든 감정적인 지지 보다는 해결책을 함께 고민해주는 편이 훨씬 적성에 잘 맞는다.

    생각해보니 난 상투적인 연락 자체를 별로 즐겨하지 않는 게 맞는 것 같다. 그것도 나의 자유 시간을 뺏는 일이니까. 특히 이름만 불러놓고 나 볼 때까지 기다리는 사람들은 좀 무섭다.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그냥 용건부터 말해주면 안될까.. 간절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어떨 때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드립들이 난무하고 정말 배꼽 빠지도록 웃기는 톡을 하게 될 때가 있다. 그럴 땐 누구보다도 진심인 게 잇팁이다. 실제로 그런 카톡들은 저장해 놓고 심심할 때 다시 보기도 한다.


    결론: 너무 당연한 일상에 관한 폐쇄형 질문, 감정적 지지 요구, 관심사 밖의 일, 호감이 아닌 사람, 노잼인 경우에는 읽씹/안읽씹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게 맞는 것 같다. 절대 악의적인 건 아니고 재미와 목적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그게 저절로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재밌는 건 재밌으니까 시간을 빼앗겼다는 생각이 안들고, 목적이 있는 건 일단 목적이 달성되면 연락을 계속하지 않아도 되니까 일단 목적에 집중하면 된다. 그런데 그 이외의 의미없는 카톡은 사실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다지 연락하는 데에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쏟고 싶지 않다.

    진짜 결론: 잇팁은 연락도 효율적으로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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