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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STP 남자를 만났던 여자의 노래 (과몰입 주의)
    MBTI과몰입 순간/잇팁의 이해 2021. 12. 26.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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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출퇴근 길에 노래를 즐겨듣는다. 그게 나름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자, 긍정회로를 돌리는데 윤활유와 같은 역할은 한다. 주로 옛날 노래들로 가득한 나의 플레이리스트는 꽂히면 한 곡만 지겹도록 듣는 나에게 엄청난 안정감을 준다. 물론 업데이트는 매우 더디다. 모두 한 때 지겹도록 들었던 곡들로만 엄선된 나의 재생목록이기에 가끔 랜덤으로 돌려도 아주 흥이 코끝까지 차오른다. 지오디 3집과 같은 노래들에 한해서는 랩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소화하기도 한다. 그렇지 않은 나머지 곡들은 확신없는 허밍과 대충 얼버무리기로 가사를 때려가며 주체가 안되는 흥을 방출한다. 그러면 조금도 지루하지 않은 출퇴근 길이 되는 것이다.


    옛날 곡들과 나름 최신곡들이 혼재된 재생목록 일부

    어느날 퇴근길에 내가 아무 생각없이 랜덤으로 노래를 돌리고 있을 때였다. 정말 많이 들었던 곡이고 가사도 너무 익숙해서 얼버무림이나 허밍의 빈도가 굉장히 낮은 곡이었다. 그다지 새로울 것도 없었는데 그날 따라 가사를 곱씹으며 노래의 상황에 과몰입했었다. 그 노래의 가사는 아래와 같다.


    그 사람을 부탁해요 나보다 더 사랑해줘요
    보기에는 소심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은 괜찮은 남자예요
    눈치없이 데이트 할 때 친구들과 나올꺼예요
    사랑보다 남자들 우정이 소중하다고 믿는 바보니까요
    술을 많이 마셔 속이 좋지않아요
    하도 예민해서 밤잠을 설치죠
    밤에 전화할 때 먼저 말없이 끊더라도
    화내지 말고 그냥 넘어가줘요
    드라마를 좋아하고 스포츠도 좋아해요
    야한여자 너무 싫어하고 담배피는 여자 싫어하지요
    절대 그사람을 구속하지 말아요
    그럴수록 그는 멀어질꺼예요
    사랑한단 말도 너무 자주 표현하지 말아요
    금방 싫증낼수 있으니
    혹시 이런 내가 웃기지 않나요
    그렇게 잘 알면서 왜 헤어졌는지
    그 사람을 사랑할 때 이해할수 없었던 일들이
    헤어져보니 이제 알것 같아요
    그 사람 외롭게 하지말아요


    가사만 보고도 자연히 멜로디가 떠올려지는 사람이 있다면 일단 나와 동년배일 가능성이 크다. 어쨌든 이 노래는 2000년대 초반에 어떤 추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영유아기 때 추억 말고 누구나 다 아는 노래일 것이다. 바로 왁스의 ‘부탁해요’이다.

    이 노래는 전 남친을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는 노래이다.



    가사를 따라부르며 노래 속 이 사람이 만났던 전남친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내 남친이라면 용서받지 못할 자였겠지만, 어쩐지 자꾸 나랑 공통점을 발견하면서 잇팁이 그려지는 게.. 내 남친만 아니면 괜찮은 거 같기도 하고.. 각설하고 이제 이 노래 속의 전 남친이 왜 잇팁으로 그려지는 잇팁의 모먼트를 쪼개보자.


    보기에는 소심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은 괜찮은 남자예요

    소심하다는 대목에서 일단 내향형(I)이 맞을 것이다. 소심해보이는 것은 말이 없고 표현을 잘 안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잇팁은 낯설거나 부끄러운 상황에서는 말을 안한다, 아니 못한다. 꼭 필요한 말이 아니면 안한다.


    눈치없이 데이트 할 때 친구들과 나올꺼예요
    사랑보다 남자들 우정이 소중하다고 믿는 바보니까요

    이 대목은 잇팁의 특징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겠다. 그다지 확실한 근거나 신빙성은 없다. 그렇지만 어쩐지 사랑보다는 의리를 중시하는 대목이 연애나 사랑에는 젬병인 잇팁들의 모습과 관통하는 부분인 것 같다. 다른 면에서는 눈치가 없지는 않는데 어쩐지 그쪽 방면에는 영 눈치도 없고 대처가 엉망이다. 그리고 이것도 일종의 의리라면 나도 실은 좀 있는 편이라 나쁘게 볼일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이게 잇팁특인지는 모르겠지만..


    술을 많이 마셔 속이 좋지않아요

    이것 또한 모든 잇팁들에 해당하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난 잇팁이고 술을 좋아한다. 많이 마시기도 하지만 속은 좋다.


    하도 예민해서 밤잠을 설치죠

    난 아니다. 누워서 보통 5분이내에 잠이 든다. 예민하지도 않다. 때문에 이 대목은 일단 소거하고 싶지만, 어거지로 끼워 맞춰본다면 나름 어떤 특정 영역에서는 의외로 좀 섬세한 면은 있는 것 같다. 예민함에서 섬세함으로.. 의식의 흐름에 따랐을 뿐이다.

    여기까지 보면 언뜻 되게 별로 일 것 같지만, 잘 한 번 생각해보자. 평소에 표현은 잘 안하는데 친구들이 있는 거 보면 인간관계는 또 나쁘지 않고, 나름 또 섬세하고 다정한 남자. 여자들은 또 은근 이런 거 좋아한다. 반전이 있으니까.


    밤에 전화할 때 먼저 말없이 끊더라도
    화내지 말고 그냥 넘어가줘요

    앞에서도 밝혔듯이 보통은 머리대면 5분만에 잠이 든다. 어떻게 연인과 통화하면서 이럴 수 있나 싶겠지만 일단 나의 경우도, 좋고 설레는 감정이 없는 건 아니지만 졸린 건 어쩔 수 없는 거다. 이성적인 편이라 감정에 휘둘려 사랑에 폭 빠지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 그러다보니 조금 무심한 듯한 인상을 줘서 상대방이 서운해 하는 편이다. 이건 여자인 내가 생각해도 ‘그럴수도 있지’ 생각해야지 따질 일은 아닌 것 같다.


    드라마를 좋아하고 스포츠도 좋아해요
    야한여자 너무 싫어하고 담배피는 여자 싫어하지요

    나랑 취향이 똑같다. 보수적인 것도 같다.
    드라마와 스포츠를 좋아한다는 대목을 주목하자. 이건 집순이의 다른 표현이 아닌가 싶다. 아마도 스포츠는 보는 걸 얘기하는 것 같다. 운동을 직접 하는 걸 좋아한다고 할 때 보통 스포츠라고 하지 않으니까. 찐 집순이다. 아니, 집돌이. 잇팁은 침대에 누워 있을 때가 제일 행복하다. 이 전남친은 누워서 드라마와 스포츠 경기 보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이건 정말 찐 잇팁모먼트다.


    절대 그사람을 구속하지 말아요
    그럴수록 그는 멀어질거예요

    구속은 정말 해서는 안되는 거다. 잇팁은 연애를 하더라도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이 꼭 필요하다. 그걸 보장받지 못하면 정말 도망부터 가고싶을 것이다.


    사랑한단 말도 너무 자주 표현하지 말아요
    금방 싫증낼수 있으니

    오글거리는 거 못 참는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줬으면 좋겠다. 보통 행동으로 보여주는 편이다. 백마디 말보다 한 번의 행동이 더 효율적이니까. 효율 따지는 잇팁이 확실히 맞다. 그리고 말뿐인 건 그다지 신뢰하는 편도 아니다. 언제나 그 말에 행동이 수반되어야 받아들여진다.

    이 남자 참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잇팁이라고 생각하고 노래를 생각하니 뭔가 매력 있는 느낌이다ㅋㅋㅋㅋ 전여친이 이렇게까지 못 잊고 남에게 부탁하는(?) 것도 그렇고


    그 사람을 사랑할 때 이해할수 없었던 일들이
    헤어져보니 이제 알것 같아요
    그 사람 외롭게 하지말아요

    잇팁한테 빠지면 이렇게 무섭습니다 여러분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노래를 모르는 꼬꼬마들에게 아래의 영상을 추천한다. 사실은 나도 꼬꼬마다.

    <2002년 ver.>

    출처: https://youtu.be/tBhUk8F0RcU

    <2019년 ver.>

    출처: https://youtu.be/r4W-32LBiRI


    * 노래 가사 속 남자가 잇팁(ISTP)이라는 가정은 개인적인 견해일 뿐이니 재미로 봐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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