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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모 다시보기11] 세자는 강한 척 하지만 마음이 여리고 섬세한 구석이 있다
    치이는 순간/연모 2022. 6. 1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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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움짤은 1월 말에 만들었고, 이 포스팅 글을 처음 작성하여 저장한 건 4월이었는데, 오늘에서야 완성했다는 것은 나름대로 엄청난 끈기라고 할 수 있겠다. 포기할 수도 있었는데 올렸다. 미루고 미루다 그래도 결국은 해내고야 말았다. 스스로가 참말로 장하다. 관심을 갖고 기다려주신 분들께는 너무나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우중 이별을 하고 처음 마주친 두 사람.

    "입궐하시나 봅니다?"
    "예, 저하."
    저 대답에 저렇게 아련하게 눈을 깜빡인다고..?

    "비를 맞으셨을터인데, 괜찮으십니까?"
    "예. 저야 뭐"
    대충 흘리는 대답에서도 표정이 아주 다채롭다.

    저렇게 어색할 거면 그냥 모르는 척 지나가지 따흑ㅜㅋㅋㅋ

    "어디 가시는 길인가 봅니다."
    안대 물어보지마ㅏㅏㅏ
    "국혼 문제로 아바마마를 뵈려구요."
    "예."
    씁쓸한 지운이…그러게 물어보지 말라고 그래짜나..
    그 대답을 듣고는 동궁전 식솔들 데리고 휘리릭 가버리는 저하. 너무 낮게 깔아서 가자고 다그치는 목소리가 여기서는 어쩐지 좀.. 지운이 앞이라 그런지 안 어울린다.

    필모왕은 소은이 아빠(이조판서)에게 힘을 보태달라고 하고 세자에게도 소은이와 가례를 올리라고 한다.

    아빠가 시키는대로 소은이 집까지 몸소 왔다. 이렇게 해사한 착장으로. 아 또 이 짤은 또 몇 번이나 봐야 질릴까.. 놀람과 혼란의 눈깜빡임. 두 사람은 지운이를 통해 국밥집에서 겸상을 했던 사이다. 물론 그때는 세자라고 밝히지 않았었다. 이렇게 다시 만날 줄은 몰랐겠지.

    "아버님께서는 이조의 일로 아직 퇴청치 않으셨습니다."
    "알고 있소. 내 이판대감이 아니라 그대를 만나러 온 것이오."
    오늘따라 더 귀여워 보이는 세자.

    "저를 어찌..?"
    "헣, 우리의 인연이 꽤 깊군요. 이리 다시 만날 줄 알았다면 그때 그렇게 속이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놀랐다면 미안하오."
    "아닙니다. 저야 말로 혹 무례를 범했다면, 용서하시옵소서. 저하"

    "날이 선선하니 잠깐 함께 걷는 것도 좋겠지요?"
    슬슬 작업 거는 저하.

    야망은 품고 찾아왔는데 아무래도 편치않은 표정이 또 꽤 귀여워 버린다.

    "열 살의 소저께선 이곳에서 서서 어떤 낭군을 그리셨습니까?"
    그래도 계획대로 작업을 걸어본다.
    "예?"
    뜬금포 급질문에 놀란 소은이.
    "궐 후원에 자란 소나무 아래에 선, 열 살의 난 말입니다, "

    "내게로 난 길이 가시밭길이라 해도, 우직하게 밟고 와줄 곧고 강한 사람을 그렸습니다."
    그게 바로 접니다. 제가 은근 강단이 있다는 말 많이 듣는데요
    아버지의 뜻에 따라 세자빈으로 맞이하려 하는 것이지만 그래도 마음은 무거워 보인다.

    "그 길 걸어와 줄 수 있겠느냐는 부탁을 하러 왔습니다."
    키 차이가 저렇게 많이 났던가? 박은빈이 어딘가에 올라가 있을 것만 같은 키 차이이다.

    야망 세자의 무거운 눈빛.

    그새 어두어졌다.
    "저는, 세자빈이 될 자신이 없습니다. 너무 갑작스럽기도 하고.."
    까이면서 저렇게 귀엽다고??
    아무래도 세자가 갓을 묶으면 볼이 더 통통해져서? 귀여운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출궁할 때 복장을 좋아하는 건가.

    "혹, 소저의 마음에 다른 사람이 있습니까?"
    눈치 빠른 세자.
    "송구합니다."

    "여기까지 찾은 이상, 나 역시 바로 포기하겠다 말해주지 못하겠네요."
    끈질기고 귀여운 야망 세자. 세 가지 수식어가 서로 전혀 어울리지 않지만 사실이 그러하다.

    "조만간 또 보시지요."
    연모에서 가장 지독한 사랑은 어쩌면 소은이 사랑인지도 모르겠다. 저리 해사한 왕세자를 두고 지운을 택하다니...

    그래도 까였다고 코가 쏙 빠져서 돌아가는 길에 하필 또 지운이를 만난다.

    "이 시간에 여길 어찌..?"
    "이판 댁에 다녀오는 길입니다."
    그냥 잠행이라고 적당히 말하면 될 걸 작정한 듯 tmi 남발하는 저하.

    "지난번에 정사서와 함께 있던 분이 이판 댁 따님이시더군요."
    상처 주려고 드릉드릉

    "그분께 세자빈이 되어달라 청하였습니다."

    "정사서와 연이 있는 분이라는 걸 알면서도 말이지요."
    "그러셨습니까."
    덤덤하게 말하고 덤덤하게 답하는 둘. 표정없는 아픔의 나를 너는 많이도 미워하겠지~ 노래가 자동재생.

    "일전에 제가 드린 제안은 잘 생각해 보셨습니까?”
    사서는 관두고 자기가 보낸 더 좋은 자리로 가라는 거다. 대신 지금처럼 정기적으로 스승과 제자로 만나 꽁냥거릴 수는 없다. 그래도 궐내에는 두고 싶었던 모양인데… 그래서 제안을 하는데,

    “정사서께서 원하신다면 더 나은 곳으로도 추천해드릴 수 있는데"
    "전 저하를 뵈면 마주서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이렇게 갑자기 마주치기라도 한다면, 더더욱이요.”
    마주 앉아 꽁냥거리고 싶은 정사사는 그 제안에 썽에 안 찬다.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기라는 건 제겐 궐을 나가라는 말과 같은 의미로 들려서요.”
    그냥 거기라도 있어라, 있어주라.

    “저하께서는 제가 정말 그러기를 바라시는 것입니까? 그것이 아니라면.."
    이참에 패기있게 마음을 확인하려는 정사서와 표정을 들키기 싫은 듯 시선 내리깔며 다급한 깜빡임.

    "나 역시 어렵게 말한 진심이었습니다. 정사서라면 나를 이해해줄 거라 생각했는데.”
    애써 냉정하게 말을 잘라본다.

    “내 생각이 틀렸나보군요. 잘 알았습니다."
    슬픈 깜빡임이다.

    그리고 다음 날,

    공부할 의욕 1도 없이 주강에 들었다.

    정사서가 들어와앉자 잠시 놀라고 애써 탐탁치 않은 표정으로 묻는다.
    "정사서의 서연이 아니지 않습니까?"
    "문하께 부탁해 하루만 바꾸어달라 청하였습니다."

    "오늘 서연은 없는 걸로 하죠."
    단호박 컨셉을 유지하며 서둘러 마무리 지으려고하는데,
    "제 대답이 듣고 싶다 하셨잖습니까? 서연이 끝난 후 답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이 저하와 저의 마지막 서연이 될 것이니 말이지요."
    대답 얘기에 얌전히 고개를 들어서 뭔가 억울한 듯 쳐다 보는 게 또 너무 귀엽다.

    반박도 못하는 슬픈 토깽이.

    그렇게 시작된 슬픈 서연.

    "시신야일(施薪若一) 화취조야(火就燥也)"
    "나무는 똑같이 널어놓아도 불은 마른 쪽으로 타들어 가고,"

    "평지야일(平地若一) 수취습야(水就溼也)"
    "땅은 평평하게 골라도 물은 습한 데로 스며들 것이다."

    주거니 받거니 서연은 계속 된다.

    "초목주생(草木疇生) 금수군언(禽獸群焉)"
    "초목도 같은 것끼리 자라고 금수도 같은 것끼리 무리지을 것이니,"

    "물각종기류야(物各從其類也) 시고질적장이궁시지언(是故質的張而弓矢至焉)"
    "만물이 다 끼리끼리 모이는 것이다. 그러므로 과녁이 세워져야 화살이 꽂히고,"

    "림목무이부근지언(林木茂而斧斤至焉) 수성음이중조식언(樹成蔭而衆鳥息焉)"
    "나무가 무성해야 도끼도 내닫고, 그늘이 짙어야 새가 날아들고,"

    세자와의 추억에 잠겨 집중을 못하는 지운이,

    결국 책을 덮는데.. 오늘 진도는 여기까지라고 하자 정사서를 따라 책을 덮으려다 차마 그러지 못하는 세자. 이렇게 마음이 여린데 세상 강한 척..ㅠㅠ 이 장면에 왠지 모르게 맴찢이다.

    "이제 말해주시지요. 내 제안에 대한 정사서의 뜻이 무엇인지"
    그래 오래 참았다. 이제 해줘야지줘야지 말해줘야지~

    "잠시만 함께 갈 곳이 있습니다."
    흥미돋는 전개다.

    표정이 꼭 벌받으러 가는 초등학생 같다. 가기 싫은데 억지로 끌려가면서 뭔가 가기는 가야겠고 조금 어리둥절 해보이고도 하고, 괜히 한 번 둘러보면서 시간을 끄는 게 영락없는 어린이 표정이다.

    옥상으로 불러서 말문을 떼며 준비한 듯한 말을 하는 스승.
    "기억하십니까? 저하와 서연을 시작한 후 처음으로 함께 했던 곳이 여기였는데, 어쩐지 그날이 까마득한 옛날처럼 느껴지네요."

    "다시는 궐에 들어오지 않을거라 다짐했었는데, 그랬다면 후회할 뻔 했습니다. 실은, 어느 곳이나 한군데 오래 머무르지 못하는 성격입니다. 하여 제가 살던 방식 그대로 다시 돌아가보려고 합니다."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단 하루가 아니라 매일매일. 꿈도 희망도 없던 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셨던 분이 저하셨으니까요. 자리를 옮기라 명하신 건 받아들일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궐에 있으면 자꾸만 동궁전을 기웃댈 것 같아서요. 시강원 선생님들께 인사를 드린다는 이유로, 동궁전에 있는 나무가 예쁘다는 핑계로,”

    “것도 아님 자원군 대감께서 그곳에 있지는 않나 하는 솔직하지 못한 기대로요.”
    마음을 억누르는 듯 여러번 눈을 부단히도 깜빡인다.

    영 받기 싫은 눈치지만 일단 받아는 본다.

    저렇게 슬픈 눈으로 사직서를 받는 상사가 있을까? 상사가 아니라 상토깽이다.

    "강녕하십시오 저하. 외롭지 마시구요."
    한마디도 안하는 저 얼굴에 오만가지 감정이 다 담겼다.

    역시나 정사서가 눈 앞에서 사라지고 나서야 참았던 눈물을 사직서 꼭 쥐며 뿌이잉하는 저하.

    뒤돌아보지만 왠지 가는 뒷모습이 냉정하다. 꼭 사직서까지 내야만 했냐..

    아쉬운 마음에 사직서나 볼까하고 열어보니, 꽃이 든 낭만 사직서다.

    아련아련한 엔딩. 눈빛도 촉촉하도 입술도 촉촉하다. 이번엔 안타까움과 아쉬움과 속상함이 묻어나는 표정이 잔득이다. 난 아무래도 표정 독해사 같은?자격증이라도 따야할 것 같다. 그냥 박은빈이라 그런가? 표정이 너무 잘 읽힌다. 아마도 움짤로 잘라서 초단위로 표정을 곱씹어 보기 때문인 것 같다.

    이 슬픈 이별씬 뒤에 사실은 즐거웠던 메이킹을 보며 마음을 달래보자.

    아마도 지운의 대사를 보며 너무 슬프다고 하는 것 같다. 눈물왕 박은빈 시.

    뭐든 다 맞춰주는 로운이 뭔가 웃기다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슬프다니 밝게 해보겠다고도 해보고, 그게 더 슬프다고 하니 그렇다고 또 바로 인정하는 모습이 뭔가ㅋㅋㅋㅋㅋ 그냥 ㅋㅋㅋㅋㅋㅋ 웃기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독님은 이와중에 팩트 체크ㅋㅋㅋㅋㅋㅋ 사실은 대사가 없어서 좋았던 표정부자 씨 박은빈.

    대사는 없지만 눈물 부자는 걱정이 된다ㅋㅋㅋ

    이별 장면 메이킹은 아래 영상 5:10부터

    출처: https://youtu.be/vy06Qk6K5xE


    * 모든 움짤은 직접 제작하였으며, 출처는 방송화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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